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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주주 분쟁

내가 대주주인데, 내 보수에 투표할 수 없다고요? 주주이면서 이사인 사람이 알아야 할 보수한도 결의의 규칙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대주주인 A씨.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들의 보수한도를 정하려고 합니다.

“제가 회사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찬성하면 통과되는 것 아닌가요?”

다른 안건에서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받을 보수와 관련된 안건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2026년 4월 2일, 주주이면서 이사인 사람이 이사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그 사람의 주식을 빼면 정족수는 어떻게 계산하는지에 관하여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이야기입니다.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자기 보수에 관한 표까지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주의 입장’과 ‘보수를 받는 이사의 입장’이 충돌합니다

주주는 회사가 잘 운영되기를 바랍니다. 반면 보수를 받는 이사는 자신의 보수에도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주주이면서 이사라면 두 입장이 겹칩니다. 특히 자신의 보수를 정할 때에는 회사와 다른 주주들의 이익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앞세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상법은 주주총회의 특정 결의에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그 안건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이때 등장하는 법률 용어가 ‘특별이해관계인’입니다. 어렵게 들리지만, 이 사건에서는 ‘투표 결과에 따라 자기 보수를 받을 수 있게 되는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사 보수에 관한 결의에서 주주 겸 이사는 이러한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219931 판결)

“제 연봉을 정한 게 아니라, 이사 전체의 한도만 정했는데요?”

실무에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연봉을 정하기보다, 이사들에게 지급할 보수의 전체 한도를 먼저 승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이사 보수 총액은 이 범위 안에서 지급한다”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아직 제가 얼마를 받을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전체 한도에 찬성하는 것도 안 되나요?”

이번 사건에서 문제 된 것도 이사 보수한도액을 정하는 결의였습니다. 대표이사가 자신의 주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했고, 원심은 그 결의를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그 판단을 받아들여 회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즉, 개별 지급액을 나중에 정한다는 이유만으로 보수한도 승인 안건의 이해충돌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주주의 표를 빼면, 주주총회는 어떻게 통과시키나요?

이번 판결에서 실무적으로 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반적인 보통결의는 다른 정함이 없다면 다음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중 과반수 찬성

  •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찬성

그런데 대주주인 이사의 의결권을 제외하면서 전체 주식 수는 그대로 둔다면 문제가 생깁니다. 설명을 위해 가상의 회사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주주

보유 주식

지위

A씨

80주

대표이사 겸 주주

B씨

12주

이사가 아닌 주주

C씨

8주

이사가 아닌 주주

합계

100주

A씨의 보수와 관련된 안건에서 A씨의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해봅시다. 그런데 발행주식총수 100주를 그대로 기준으로 삼으면 최소 25주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B씨와 C씨의 주식을 전부 합해도 20주이므로, 두 사람이 모두 찬성해도 결의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계산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특별이해관계인의 주식은 출석 주주의 의결권 수뿐 아니라, 정족수 계산의 기준이 되는 발행주식총수에서도 제외합니다.

위 사례에서 다른 제한이나 정관상 특별한 규정이 없고 B씨와 C씨가 모두 출석했다면, 계산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계산 항목

기준

출석 의결권 수

20주

정족수 계산에 사용하는 발행주식총수

20주

출석 의결권 과반수

10주 초과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5주 이상

따라서 B씨의 12주가 찬성하면 두 조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물론 회사의 실제 발행주식 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 안건의 정족수를 계산할 때 해당 주식을 제외한다는 뜻입니다.

주주가 전부 이사인 회사는 어떻게 하나요?

가족회사나 소규모 회사에서는 주주 전원이 이사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아무도 투표하지 못하니 보수를 정할 수 없는 건가요?”

대법원은 이런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의결권을 막지는 않았습니다. 주주 전원이 이사이거나, 특별이해관계인을 제외하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아무도 남지 않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의 여지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이 예외를 넓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주주가 반대한다”, “소수 주주를 설득하기 어렵다”, “안건이 부결될 것 같다”는 사정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상황은 다릅니다. 예외를 검토하려면 실제 주주 구성과 각 주주의 지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대주주인 이사가 투표했다면, 보수는 전부 무효인가요?

이번 사건의 결론은 문제 된 주주총회 결의의 취소였습니다. 이를 두고 “이사가 투표한 보수 결의는 모두 자동으로 무효이고, 지급한 보수도 전액 반환해야 한다”고 단정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결의를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 정관이나 다른 유효한 결의가 있는지, 이미 지급한 보수의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에 따라 후속 문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주주총회 결의취소소송은 원칙적으로 결의일부터 2개월 안에 제기해야 하므로, 문제를 발견했다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법 제376조)

이번 주주총회를 준비한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요?

보수한도 안건을 올리기 전에 다음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해당 보수 안건에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 겸 주주가 누구인지

  • 제한되는 의결권을 제외해 찬반을 집계했는지

  • 출석 의결권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계산 기준을 모두 조정했는지

  • 주주 전원이 이사인 경우 등 예외 검토가 필요한지

  • 의사록에 의결권 제한과 정족수 계산 과정을 정확히 남겼는지


회사를 창업하고 지분을 많이 보유한 사람에게도, 보수를 받는 이사의 지위는 별개로 존재합니다. 이번 판결은 보수의 액수만큼 보수를 정하는 절차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얼마를 지급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전에, “이 안건에서 누가 투표할 수 있는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구체적인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의뢰인의 동의 범위 안에서 사건 내용을 익명화하여 소개한 것이며,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의견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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