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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주주 분쟁

저는 몰랐습니다, 이 말로 책임을 피할 수 있을까요? 이사의 감시의무와 내부통제시스템

회사가 다른 업체들과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냈습니다. 주주들은 대표이사에게 회사가 입은 손해를 물어내라고 합니다. 대표이사는 말합니다.

“담합은 영업 담당 임원들이 한 일입니다. 저는 보고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습니다.”

이 말만으로 대표이사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의 답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입니다.

이사는 ‘자기 일’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사는 회사를 위해 성실하게 일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자기가 맡은 일을 잘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이사나 직원이 회사 일을 법에 맞게 처리하는지 살펴볼 의무도 포함됩니다. 이를 ‘감시의무’라고 합니다.

대표이사는 회사 업무 전반을 총괄하므로 이 의무가 특히 무겁습니다. 다른 이사들도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서로의 업무를 살펴야 합니다. 업무를 나눠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의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큰 회사에서는 ‘시스템’이 기준입니다

규모가 큰 회사에서 대표이사가 모든 직원의 일을 직접 들여다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감시의무를 내부통제시스템과 연결해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2021년 철강회사 담합 사건에서, 대표이사가 위법행위를 막을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을 만들고 제대로 돌아가게 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그 시스템을 통한 감시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임원의 위법행위를 막지 못했다면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이듬해 건설회사 입찰담합 사건에서도, 회사의 업종과 규모에 비추어 법을 어길 위험이 큰 분야라면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들이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작동시킬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이사들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

‘내부통제시스템’은 무엇을 말하나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위법행위를 미리 막고, 생기면 빨리 알아채고, 바로잡는 장치입니다.

구성 요소

예시

규정

담합·뇌물·회계부정 금지 등 업무 기준

보고 체계

위험한 일이 생기면 이사회까지 보고되는 경로

점검

정기 감사, 준법 점검, 위험 분야 모니터링

교육

임직원 대상 준법 교육

제보·조치

내부 제보 창구와 위반 시 징계 기준

중요한 것은 문서로 만들어 두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작동하는지입니다. 보고가 올라와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시스템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 우리 회사 업종에서 위험이 큰 분야(가격 결정, 입찰, 회계, 안전 등)가 무엇인지 파악합니다.

  • 그 분야의 규정, 보고 경로, 점검 절차를 갖추고 이사회에서 정기적으로 보고받습니다.

  • 위험 신호가 보고되면 조사하고 조치한 기록을 남깁니다.

  • 이사회 의사록에 내부통제 관련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남깁니다.


“몰랐다”는 설명은 감시할 장치를 갖추고 제대로 살펴봤을 때 비로소 설득력을 가집니다. 이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일을 아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그 구조를 제대로 쓰는 것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구체적인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의뢰인의 동의 범위 안에서 사건 내용을 익명화하여 소개한 것이며,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의견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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