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배경
의뢰인은 원단 수출 사업에 투자하면 매달 5%의 이익금을 주고 원금도 언제든 돌려주겠다는 말을 믿고, 2020년 8월부터 2021년 6월까지 43회에 걸쳐 합계 4억 8,518만 원을 건넸습니다. 창천은 의뢰인을 대리해 돈을 받아 간 사람을 사기죄로 고소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2022년 8월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송치 결정(검찰에 넘기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끝내는 것)을 했습니다. 다음 대응을 정하려면 피의자가 수사기관에서 어떻게 해명했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창천은 2023년 2월 관할 경찰서장에게 피의자신문조서 중 주민등록번호·주소 같은 개인정보를 뺀 나머지를 공개해 달라고 청구했지만, 경찰서장은 사생활 침해 우려를 이유로 전부 비공개했습니다.
쟁점 — 개인정보를 뺀 진술 내용까지 사생활로 감출 수 있는가
정보공개법은 공개되면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게 합니다. 판례는 이름·주민등록번호 같은 식별정보뿐 아니라 진술 내용도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면 비공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조서의 진술이 그런 정보인지가 문제였습니다.
창천의 조력
창천은 고소대리인 자격으로 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냈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식별정보는 처음부터 청구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청구 대상에서 주민등록번호·직장·주소·연락처 등이 이미 제외되어 있다는 점을 법원이 확인했습니다.
진술 내용은 이미 알려진 것이었습니다. 피의자의 진술 요지는 거짓말을 한 사람은 따로 있고 자신도 속아 투자자를 모아 돈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피의자가 의뢰인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같은 주장을 했으므로 특별히 사생활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과
2024년 4월 1심 법원은 공개거부처분 중 의뢰인 외 다른 투자자들의 이름을 뺀 나머지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다른 투자자 이름 부분만 비공개로 남았고, 법원은 경찰서장이 공개할 수 있는 부분까지 전부 거부해 소송을 낼 수밖에 없게 했다며 소송비용 전부를 경찰서장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판결은 2024년 4월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수사가 끝난 기록을 개인정보가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통째로 감출 수는 없습니다. 식별정보를 스스로 덜어 내고 청구하면 고소인에게 꼭 필요한 진술 내용을 받아 볼 길이 넓어집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