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배경
서울시는 2023년 8월 마포구 상암동 일대를 하루 1,000톤 규모의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 입지로 결정해 고시했습니다. 기존 소각장이 있는 지역에 시설이 또 들어서게 된 마포구 주민 1,850명은 창천을 대리인으로 하여 그해 11월 입지결정 처분의 무효확인과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회적 관심이 커 재판이 열리는 날이면 법원 앞이 방청하러 온 주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쟁점 — 공익이 절차의 하자를 덮을 수 있는가
폐기물시설촉진법은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전문연구기관의 타당성조사를 거쳐 입지를 정하도록 합니다. 다툼은 ① 위원회가 '설치'된 시점이 언제인지(개정 시행령의 위원 수·주민대표 요건이 적용되는지), ② 타당성조사 전문연구기관을 위원회가 직접 선정했는지, ③ 조사 결과 공람과 주민의견 수렴, 처리용량 변경,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그 밖의 절차와 실체적 판단에 위법이 있는지, ④ 그리고 항소심에서 서울시가 주장한 '공익을 위한 사정판결'이 허용되는지였습니다.
창천의 조력
창천(윤제선·신동환·정영훈·김종화·주현우·김시은 변호사)은 절차적 위법사유 8개와 실체적 위법사유 24개를 정리해 주장했습니다.
위원회는 위원이 위촉된 2020년 12월에 비로소 설치되었으므로 며칠 전 시행된 개정 시행령이 적용되는데, 위원 10명·공무원 1명·시설 주변 거주자가 아닌 주민대표로 구성된 위원회는 법령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을 밝혔습니다.
전문연구기관 선정은 위원회의 심의·의결 사항인데, 위원회는 '공개경쟁입찰'이라는 방식만 정했고 서울시가 유찰 직후 재공고 없이 수의계약으로 조사기관을 정한 것은 위원회에 선정 권한을 준 법령의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타당성조사의 배제기준과 배점, 2·3순위 후보지 비공개, 500톤에서 1,000톤으로의 용량 변경, 조사기관의 자격 등 실체적 문제도 빠짐없이 다투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위법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적법한 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절차를 다시 밟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으며, 아직 착공 등 되돌리기 어려운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사정판결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변론했습니다.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에는 재판부가 양측에 30분씩 구두변론 시간을 주었고, 창천은 시각자료를 띄워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했습니다.
결과
1심 법원은 위원회 구성의 하자와 전문연구기관 선정 절차의 하자를 인정해 입지결정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을 서울시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무효확인 청구는 하자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 서울시가 항소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2026년 2월 서울시의 항소를 기각하고 사정판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아 취소 판결이 유지되었습니다. 창천은 이어 소송비용액 확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혐오시설 입지 결정처럼 공익의 무게가 큰 처분일수록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켰는지가 엄격하게 심사됩니다. 주민들이 절차의 하자를 구체적으로 짚어 낼 때 거대한 행정결정도 되돌릴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