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배경
의뢰인은 지방에서 농사를 짓는 개인입니다. 의뢰인은 식료품 도매업을 하던 아들에게 자기 이름으로 낸 사업자등록과 계좌를 쓰도록 허락했고, 사업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한 농산물 도매회사는 2025년 5월까지 이 사업체에 농산물을 공급해 왔습니다. 2025년 7월 아들이 세상을 떠나자, 회사는 사업자 명의자인 의뢰인을 상대로 미지급 물품대금 2억 4,317만 8,400원과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청구했습니다. 회사는 의뢰인이 계약 당사자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상법상 명의대여자(남에게 자기 이름으로 영업하도록 허락한 사람)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쟁점 — 이름만 빌려준 사람도 거래대금을 갚아야 하는가
상법은 명의를 빌려준 사람을 실제 영업주로 믿고 거래한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해 명의대여자에게도 책임을 지웁니다. 다만 상대방이 명의를 빌려준 사실을 알았거나 큰 부주의로 몰랐다면 책임이 없습니다. 이 사건은 누가 거래 당사자인지, 그리고 회사가 명의대여 사실을 몰랐던 데 큰 잘못이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창천의 조력
창천은 의뢰인을 대리해 실제 거래 당사자는 아들이고, 회사도 그 사정을 알 수 있었다고 다퉜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의뢰인 측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거래 당사자는 아들: 의뢰인은 명의와 계좌 사용만 허락했을 뿐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회사는 거래하는 동안 의뢰인과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회사도 준비서면에서 실질 운영자가 아들이었다고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회사의 중대한 과실: 회사는 수년간 거래하면서 의뢰인과 직접 연락한 적이 없고, 아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는 의뢰인에게 대금을 청구한 적도 없었습니다. 법원은 회사가 명의대여 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명의대여 책임도 부정했습니다.
결과
1심 법원은 2026년 5월 회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회사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가족에게 사업자 명의를 빌려주는 일은 흔하지만, 거래처가 그 명의자를 상대로 대금을 청구하는 일도 생깁니다. 이때는 실제 운영자가 누구였는지, 거래처가 명의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