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에 '추심명령'이 내려지면, 원래 채권자인 채무자는 제3채무자를 상대로 직접 소송할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대법원은 "추심명령이 있으면 채무자는 당사자적격을 잃는다"고 보아 왔습니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다23888 판결 등). 그런데 202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입장을 변경했습니다.
판결의 요지 — 대법원 2025. 10. 23. 선고 2021다252977 전원합의체
대법원은 추심명령이 있어도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잃지 않는다고 판시하며 종전 판례를 모두 변경했습니다(국세징수법상 체납처분에 따른 압류도 동일).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추심명령은 채권 자체를 추심채권자에게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추심할 권능'만 부여할 뿐, 채권은 여전히 채무자에게 있다. ② 압류·추심명령은 채무자의 '처분'과 '영수(현실 수령)'를 막을 뿐, 승소 판결을 받기 위한 '이행의 소' 제기는 금지 대상이 아니다. ③ 채무자에게는 소멸시효 중단, 추심명령이 취하될 경우에 대비한 집행권원 확보 등 소송을 제기할 이익이 있다. ④ 종전 판례대로라면 상고심까지 간 소송도 추심명령이 났다는 이유로 각하되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므로, 분쟁의 일회적 해결과 소송경제에 현저히 반한다.
반대의견과 실무상 의미
반대의견은 추심채권자의 우선적 지위 약화, 중복제소 문제, 채무자가 소송을 부실하게 수행할 경우 그 기판력이 추심채권자에게 미치는 위험을 우려했습니다. 그럼에도 다수의견은 채무자의 절차적 권리와 소송경제를 우선했습니다.
이 판결로, 진행 중이던 소송이 추심명령 하나로 각하되던 위험이 사라졌습니다. 채권회수·민사집행 분쟁에서 당사자적격을 둘러싼 실무가 크게 바뀐 만큼, 소송 전략도 이에 맞춰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창천은 최신 판례에 기반해 채권·집행 분쟁에 대응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개별 사안의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