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 사고 같은 중대재해가 났을 때, 안전보건 체계를 갖출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영책임자등’을 처벌하는 법입니다. 경영책임자등은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9호)
그래서 안전 담당 임원(CSO)을 따로 두면 사고 책임도 그 임원에게 넘어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실제로 이 ‘경영책임자등’이 되는 걸까요?
대법원은 2026년 10월 20일, 23명이 숨진 전지 공장 화재 사건에서 대표이사와 운영총괄본부장 모두를 경영책임자등으로 본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 2026. 10. 20. 선고 2026도7102 판결)
직함만 있으면 경영책임자인가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명칭이 아니라 실질을 봤습니다.
사업총괄책임자는 직위와 상관없이 사업 전체를 실제로 이끌고, 조직·인력·예산을 최종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안전보건업무책임자는 안전보건 업무를 넘겨받아, 맡은 범위에서 최종 결정권을 실제로 행사하는 사람입니다.
CSO로 임명하거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지정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경영책임자가 되지 않습니다. 독립된 안전 조직과 근거 규정이 있었는지, 예산과 인력을 스스로 결정했는지, 대표가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함께 따집니다.
두 사람이 함께 책임질 수도 있나요?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두 책임자 가운데 한 명만 고르는 구조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각자 최종 결정권을 가진 영역에서 의무를 어겼고 그것이 사고의 원인이 됐다면 둘 다 책임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표이사는 자금·인사 등 주요 사항을 최종 승인했고, 본부장에게는 독립된 안전 조직이나 예산 결정권이 없었습니다.
위험성평가만 해 두면 충분한가요?
위험성평가는 일터의 위험 요인을 찾아 줄이는 절차입니다. 이를 제대로 마련해 실시하고 결과를 보고받았다면 업무절차 마련과 점검 의무는 이행한 것으로 봅니다. 다만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까지 한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이 회사는 위험성평가 규정은 있었지만 전지 폭발·화재 위험을 반영하지 않았고, 실제로 평가를 하지 않은 해도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실무에서 챙길 것
중대재해 책임은 누구를 임명했는지보다 누가 실제로 결정했고 무엇을 했는지로 갈립니다. 안전 임원을 두었거나 둘 계획이라면 아래를 점검해 보세요.
안전 임원을 둔다면 조직·예산·인력에 관한 실제 결정권을 규정과 결재 체계로 분명히 넘겨 두세요.
위험성평가에는 우리 사업장 고유의 위험(화재·폭발 등)이 빠짐없이 들어가야 합니다.
평가에서 나온 위험에 대해 예산 편성과 개선 조치를 실제로 했는지 기록으로 남기세요.
대피·소방 계획이 실제 위험의 특성을 반영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구체적인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