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배경
의뢰인은 전국에 여러 사업장을 둔 한 공기업이었습니다. 이 공기업은 2010년 무렵 직무관리체계를 개편하면서 청원경찰 직무를 '업무지원직'으로 일원화하기로 하고, 개편 당시 근무 중이던 기존 청원경찰들만 퇴직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일반직(특수직)'으로 두었습니다. 그 뒤 업무지원직으로 채용된 청원경찰 24명은 "마지막 남은 일반직 청원경찰과 똑같은 일을 하는데 임금체계만 다르다"며, 5년치 임금 차액 합계 약 6억 76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했습니다. 마지막 일반직 청원경찰이 정년퇴직하자 공기업이 그 직급의 기준급 조항을 삭제한 보수규정 개정도 "근로자 동의 없는 불이익 변경"이라며 무효 확인을 함께 구했습니다.
쟁점 — 같은 업무를 하면 언제나 같은 임금이어야 하는가
원고들은 ① 근로기준법상 균등대우 원칙과 남녀고용평등법상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반, ② 청원경찰법 시행령의 '같은 사업장 유사 직무 근로자 임금 이상' 지급 규정 위반, ③ 보수규정 개정의 무효를 주장했습니다. 근무 형태와 교대 방식, 지휘·감독 업무가 사실상 같았다는 점은 공기업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박주현 변호사의 조력
박주현 변호사는 '업무가 같은가'가 아니라 '처음부터 같은 비교집단인가'로 다툼의 중심을 옮겼습니다.
임금체계 차이의 출발점을 복원했습니다. 직무관리체계 개편 계획과 직무평가 자료, 채용 공고를 근거로, 원고들은 처음부터 '업무지원직 규정에 따른다'고 공고된 직렬로 입사했고 일반직 청원경찰은 개편 이전에 18년 이상 먼저 입사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과도기 직렬'이라는 성격을 입증했습니다. 일반직 청원경찰 직렬은 업무지원직을 차별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청원경찰의 기득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13년간 한시적으로만 운영된 경과 조치라는 점을 보였습니다. 동의 없이 기존 직원에게 새 체계를 적용하면 오히려 불이익 변경이 된다는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시행령 조항의 의미를 바로잡았습니다. 시행령의 '같은 사업장 유사 직무 근로자'는 청원경찰이 아닌 근로자를 가리키는 규정이고, 법령은 하한만 정할 뿐 사업장 안의 청원경찰 임금체계를 하나로 맞추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제시했습니다.
무효확인 청구의 전제를 무너뜨렸습니다. 원고들에게는 개정 전후를 불문하고 보수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개정이 원고들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결과
법원은 보수규정 무효확인 청구를 확인의 이익이 없다며 각하하고, 약 6억 760만 원의 임금 차액 청구는 전부 기각했으며, 소송비용도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들과 일반직 청원경찰이 본질적으로 같은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어렵고, 설령 같다고 보더라도 기존 직원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한 차등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1심).
'같은 일'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임금 차별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임금체계가 갈라진 경위와 그 합리성을 객관적 자료로 복원하면, 다수 근로자가 함께 제기한 임금 소송에서도 사용자의 인사제도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은 박주현 변호사가 창천에 합류하기 전 소속 법무법인에서 담당변호사로 수행한 사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