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결국 장부를 봐야 합니다. 회계장부 열람·등사권은 소수주주가 경영진의 부정·방만 경영을 감시하고, 나아가 이사 책임 추궁(주주대표소송)이나 손해배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무기입니다.
회계장부 열람·등사권이란
상법 제466조는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주주가 회사의 회계장부와 그 근거가 되는 서류의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회계장부'란 분개장·전표·총계정원장·계정별원장처럼 거래를 기록한 장부를, '근거 서류'란 그 장부 기재의 바탕이 된 계약서·영수증 등을 말합니다. 단순한 재무제표 열람을 넘어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원자료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큽니다.
행사 요건 — 세 가지
① 지분 요건: 비상장회사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상법 제466조). 상장회사는 6개월 이상 계속 보유 등 별도의 완화된 요건이 적용됩니다(상법 제542조의6). ② 서면 + 이유 기재: 청구서에 열람하려는 '이유'를 기재해야 합니다. ③ 부당한 목적이 아닐 것: 경업(競業)에 이용하거나 회사를 압박할 부당한 목적이 있으면 회사가 거부할 수 있는데, 그 부당성은 거부하는 회사가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다270916 판결 등).
어디까지 볼 수 있나 — '범위'의 문제
실무에서 가장 치열한 지점이 '범위'입니다. 회사는 가능한 한 적게, 주주는 넓게 보려 합니다. 법원은 청구한 '이유'와 실질적으로 관련 있는 회계장부와 근거자료에 한해 열람을 허용하되, 그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는 부정행위 규명에 필요한 만큼 폭넓게 보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청구 단계에서 '무엇을, 왜 보려는지'를 쟁점에 맞게 설계하는 것이 곧 열람 범위를 좌우합니다.
최근 흐름 — 주주에게 유리해지고 있다
이유 기재 부담의 완화: 과거에는 주주가 부정행위가 의심된다는 점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는 부담이 있었으나, 대법원은 주주가 부정행위를 미리 증명할 필요는 없고 회사가 열람 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청구의 경위·목적이 기재되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다270916 판결,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9다270163 판결 등). 사실상 열람 청구의 문턱을 크게 낮춘 것입니다.
최근 대법원 판결(2024다202652, 2025년 선고): 회사가 "그 주식은 사실 당신 것이 아니다"라며 주주의 지위 자체를 다투면서 열람을 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기재된 주주라면 회사가 그 지위를 다투더라도 '주주권 확인의 소' 등을 통해 권리를 관철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여, 소수주주의 권리 행사를 한층 두텁게 보호했습니다.
신속한 권리 확보 — 가처분
회계장부 열람·등사는 본안 소송과 별도로 가처분으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피보전권리(열람·등사청구권)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야 합니다. 시간을 끌면 장부가 폐기·변경될 위험이 있으므로, 실무에서는 가처분으로 신속히 열람을 확보한 뒤 그 결과를 후속 분쟁의 증거로 활용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창천은 소수주주 측과 회사 측을 두루 대리하며, 열람 범위를 둘러싼 다툼부터 가처분,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한 주주대표소송·이사 책임 추궁까지 일관되게 대응해 왔습니다. 회계장부 열람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회사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첫 단추'인 만큼, 처음부터 분쟁의 전체 그림을 그리고 청구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