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배경
의뢰인 A씨는 한 의료법인의 대표권을 가진 이사로서 수년간 법인을 이끌어 왔습니다. 그런데 법인 내부에서 경영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졌고, 일부 이사들이 A씨를 대표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이사 몇 명이 A씨에게 며칠 안에 긴급이사회를 열어 달라는 요구서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요구서에 스스로 적은 기한이 지나기도 전에, 그들은 스스로 이사회를 열어 A씨를 해임하는 결의를 해 버렸습니다. 이후에도 같은 방식의 이사회가 두 차례 더 열려, 결국 A씨에 대한 해임결의가 세 번이나 이루어졌습니다.
상대측은 이 결의를 근거로 A씨가 더 이상 대표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법인 업무에 관여하지 말라는 가처분을 신청하고 거래 기관에도 같은 취지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A씨로서는 법인의 대표로서 일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큰 혼란이 이어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나
이사회 결의는 일단 의사록이 작성되면 그 자체로 효력이 있는 것처럼 다루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해임결의가 세 차례나 반복되자, 겉으로는 다수 이사의 뜻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하나의 결의에 문제가 있더라도 나머지 결의로 해임이 유지된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본안소송으로 결의의 무효를 다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동안 해임이 유효한 것처럼 등기와 대외 통지가 진행되면, 나중에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이미 생긴 혼란을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결의의 효력을 신속하게 멈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창천의 조력
창천은 A씨를 대리하여 세 차례의 해임결의 전부에 대해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창천은 먼저 법인 정관이 정한 이사회 소집 절차에 주목했습니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들이 소집을 요구하면 대표는 일정 기간 안에 이사회를 소집하면 되고, 대표가 정당한 이유 없이 소집을 거절한 경우에만 다른 이사가 대신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창천은 각 이사회가 소집 요구 후 불과 며칠 만에 열렸다는 점, 그리고 A씨가 소집을 거절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전혀 없다는 점을 날짜별로 정리해 제시했습니다. 즉 이사회를 열 권한이 없는 사람이 소집한 이사회였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창천은 세 차례의 결의를 하나씩 나누어 따졌습니다. 첫 결의 이후 다시 소집을 요구하고 며칠 만에 열린 두 번째 이사회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고, 세 번째 이사회는 아예 그에 앞선 소집 요구조차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의를 여러 번 반복했다고 해서 절차상의 흠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창천은 해임결의를 그대로 두면 A씨가 대표로서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이는 돈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상대측이 먼저 신청한 직무수행 방해금지 가처분이 이미 기각되었음에도 대외 공문을 보내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정도 함께 소명했습니다.
법원은 창천의 주장을 받아들여, 세 차례의 해임결의 모두에 대해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울러 상대측이 결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임원변경등기를 신청하거나 주무관청에 보고하거나 제3자에게 통지하는 행위도 금지했습니다. 법원은 해임 사유가 있다면 정관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다시 거치면 될 일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로써 A씨는 대표로서의 지위를 지키며 본안소송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법인 내부의 분쟁에서는 다수의 힘으로 결의를 밀어붙이는 일이 종종 있지만, 정관과 법령이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결의는 그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부당한 해임 시도에 직면했다면 이른 시기에 절차상 문제를 점검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